61호: 소득에 취향을 맞추지 말아라.
“절약"의 힘은 매우 강려크하다. 그건 투자를 더 할수 있는 종잣돈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마음의 평온+뿌듯함을 가져다 주기도 하며, Rainy day를 견뎌갈 수 있는 노잣돈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소비에는 언제나 “절약"과 “경험"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쇼가 펼쳐진다.
내일을 위해서 꼼꼼하게 아끼고, 쓸데없는데 돈을 쓰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인생인데 너무 타이트하게 사는거 아냐? 싶다가도.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깨달음은, 소득에 소비와 취향을 맞추는 것보다 취향에 소득을 맞춰가는게 더 효과적이라는 거다.
예를 들어 내가 살고싶은 라이프 스타일이 있는데, 현재의 소득 수준이 그 라이프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면, 오늘의 소득에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맞춰가는건 꽤나 고통스러운 과정일 것이다.
만약 내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확고하다면, 그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필요한 금액을 계산해보자.
그리고 그 금액을 달성하기 위해 내가 어떻게 소득을 늘려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가까워 질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지름길이 아닐까나
뉴욕에 온지 얼마 안되던 어느날인가 쇼핑을 하러 갔는데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화장실용 디퓨져가 있었다.
디퓨져의 가격은 70달러, 한국돈으로 하면 9만원 전후.
나는 과연 1달 밖에 쓸수없는 화장실용 디퓨져에 70달러를 쓸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큰맘먹고 계산을 해서 들고 나왔다.
그리고 그후 며칠간 내 화장실에서는 너무나 아름다운 향기가 났다.
하지만 그뒤로 다시 디퓨져를 사야할 순간이 오자, 나는 망설였다. 그리곤 다시는 사지 않았지.
당시 나는 매달 화장실 디퓨져에 그정도 돈을 쓸 “마음의" 여유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향기를 좋아한다. 몸에 뿌리는 향수보다는 방향제, 샴푸, 바디로션 같은 생활에서 나는 향기에 아주아주 많은 만족감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향기를 손에 넣는데 망설이지 않을 자유를 원한다고.
또 한번은 뉴욕에서 집을 사러 돌아다니던 중이었는데, 도저히 아무리 생각해도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동네, 내가 원하는 Vibe의 집을 뉴욕에서 사는 것은 무리라는 깨달음이 퍼뜩 들었다.
그건 내가 안먹고 안입고 짠테크에 짠테크를 수십년간 계속한다고 해도 손에 넣을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다.
현실과 타협하고 적당한 동네, 적당한 가격의 집을 사긴 했지만 그때 또한번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공간 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살수 있는 자유를 원한다고.
그리고 나는 계산기를 뚜드려 봤지. 내가 원하는 향기, 공간, 이동(과 여행의) 자유 등등을 얻기 위해 나는 1년에 최소 얼마를 벌어야하는지.
꼭 얻고 싶은 몇몇가지의 라이프 스타일을 리스트업 하고, 거기에 들어가는 돈을 리스트업 해보니 더 명확해졌다.
아, 지금 직장에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살면 평생을 가도 도저히 내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에는 가까워질수 없겠구나- 라는것이
그래서 그때부터 진짜 열심히 여기저기 파고 다니기 시작했다. 어딜가야 그만큼의 돈을 벌수 있는지, 뭘해야 그만큼을 벌수 있는지, 거기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제일 최단기간 루트는 무엇인지 등등등
“금액"을 정하고 나니깐 해야할 일이 아무 명확해졌다. 물론 모든게 다 돈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에는 꼭 돈만이 필요한건 아니었으니깐.
다만 그곳까지 가기위해서 제일 먼저 넘어야할 것은 “돈" 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후 4-5년 동안 거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마법과도 같이, 몇년 지나 돌아보니 내가 원했던 그런 라이프 스타일을 손에 넣을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말이지.
물론 한번 손에 넣고 나니 그것이 생각보다 시시한 것이었다는 걸 금새 깨닫게 되었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보단 낫지. 가지 않은 길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기 마련이니깐.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먹고, 원하는 곳에 살고, 원하는 것들을 소비할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돈을 번다는건 지극히 고통스러운 일상을 견디는 것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일정금액 이상의 돈이 주는 편안함은 참으로 달콤하기 그지없다.
살고 싶은 공간에서, 살고 싶은 방식으로 살수 있다.
그리고 그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향기"로 채울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이 주는 일상의 만족감이 꽤 크다. 별거 아닌거 같아도 꽤나 크다.
뭐 이정도의 라이프 스타일을 꾸려가는데 엄청 큰 돈이 드는건 아니자나? 라고 할수도 있지만 내 기준에는 꽤 큰 돈이었단 말이다 잉잉잉 ㅠㅠㅠ
여튼간에 소비(=라이프 스타일/취향)에 소득을 맞추는 전락은 의외로 심리적으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주기 때문에 꽤나 효과적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꽤 잘 먹혔다.
이렇게 내가 원하는 몇몇가지의 욕구가 채워지자 급속도로 소비에 대한 갈증이 사라지면서 요즘은 약간 해탈 상태에 들어섰다.
심리적인 만족이 주어지자, 더이상 수입을 늘려야할 모티베이션이 사라졌다는 야그.
뭐, 굳이 필요없는데 돈을 쓸 필요는 없다.다만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에 어떻게 현실적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돈은 꽤나 근사하다.
그러니깐 취향을 원한다면, 그것에 맞춰 소득을 고민해보자. 그럼 머지않아 당신이 원하는 곳에 다다를수 있을것이다.
오늘도 사랑을 담아
E양 드림
이번 호 너무 좋네요.. 항상 숫자 금액은 안 보려고 하고 취향은 감당안되는 저한테 딱 필요한 글이었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