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호: WTF is strategy?
뉴스레터를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내가 맨날 입버릇 처럼 말하는 Product strategy에 대해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으실거 같다.
사실 프로덕트 매니저들 사이에서도 “WTF is strategy?” “아니 시밤 strategy가 대체 뭐야?”하는 자조섞인 질문을 할때가 많다.
그렇다면 테크회사에서이야기하는 Strategy(프로덕트 전략)이란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모든 회사/모든 프로덕트에 다 일반화 시킬순 없겠지만 우리가 이야기하는 전략은 대강 이런 의미이다
Product Strategy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다섯가지 핵심 키워드를 먼저 이해해야한다. 영어랑 한국어 섞어써서 죄송암쏘쏘리. 근데 번역 개어렵
Mission (미션)
Vision (비전)
Strategy (전략)
Roadmap (로드맵)
Execution (실행)
이 각 개념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설명하기 위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티클의 내용을 가져와서 설명해보겠다.
예를 들어 우리가 미국 대륙 횡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Mission: 미국 동부에서 서부까지 대륙횡단 로드트립을 한다
오, 좋아. 근데 언제? 어떻게? 뭔수로?
Vision: 메인 포틀랜드에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까지 테슬라를 타고 60일동안 여행한다.
이제 로드트립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릴수 있다. 이제 이걸 가지고 친구/가족들에게 같이가자고 얘기정도 꺼내볼수는 있다. 하지만 아직 자동차에 올라타 운전을 시작할 준비가 된건 아니다.
Strategy: 미국의 주요 20개 국립공원과 거점 도시들을 위주로 루트를 짜고, 시간과 충전비용을 아끼기 위해 가능한 한 최단 경로를 구상한다.
전략은 미션과 비전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고려해야할 결정, 선호도, 제약조건들을 정하는 단계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한정된 시간, 충전 비용이 있고, 선호도는 “국립공원"과 “거점 도시"들을 돌아본다는 것이 있다.
이 우선 순위와 조건들을 명시함으로서 같이 가는 사람들과 공통의 기준을 가지고 협의를 보다 효과적으로 도출해 낼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같이가는 사람이 “나는 국립공원 노잼임. 그냥 큰 도시 들러서 쇼핑할래" 라던가 “아니 나는 각 소도시들의 명물들과 음식을 먹고 싶어"라던가 할 경우에는 이 전략 단계에서 미리 합의를 이끌어 내는게 중요하다.
서로의 우선 순위를 명확하게 정하고, 그에 맞춰서 실행 계획을 짜는 것이 여행의 성공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전략의 단계에서 꼼꼼히 방향성을 논의한다.
Roadmap: 이건 말그대로 로드트립 루트의 지도를 짜는 과정이다.
이제 Strategy에 따라서 언제 어디에 있을지에 대해 경로를 짤수가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0km를 운전하고, 점심은 12시경, 저녁은 6시경에 먹으며, 호텔은 100-200달러 이내에서 예약한다. 각 국립 공원에선 5일을 넘기지 않으며, 운전은 50km마다 번갈아가면서 한다 등등등
Execution (실행) : 자 이제 떠나면 되는거다! 가즈아!
이제는 여행을 할시간. 로드맵은 이제 우리에게 지도와 나침반 같은 거다. 로드맵을 가이드 삼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예상대로 여행이 진행중인지 확인해야한다. 만약에 운전중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갑자기 폭우가 와서 도로 폐쇄됨), 로드맵을 재검토 하고 조정해야한다 (우회로 운전, 그에따라 추가 시간 발생 등등)
그리고 때로는 상황에 따라 전략도 추가하거나 조정할수 있다. (폭우로 인해 폐쇄되거나 위험해진 국립공원은 빼고, 다른 국립공원을 추가 한다등등)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Strategy가 없이 운전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개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방향을 재설정 하느라 시간을 낭비할 확률이 높으며, 같이 여행하는 사람과 논쟁에 빠지게 될 것이다. 게다가 즉흥적인 여행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도 무시할수 없을 것이고.
그럼 여기서 일런 머스크가 짠 그 유명한 테슬라의 Strategy를 살펴보자
Mission: 지속 가능한 운송수단을 세계에 확장시킨다
Vision: 차량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 자동차를 선보인다
Strategy: 1) 전기 스포츠카를 만든다 2) 그 돈을 사용하여 저렴한 전기차를 만든다 3) 그 돈을 사용하여 더더더더 저렴한 전기차를 만든다 4) 그린 에너지 충전방식을 공급하고 5) 마지막으로 이 전략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Roadmap/execution: 프리 오더를 통해 수요를 측정하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온라인에서만 오더를 받는다 등등등
그리고 우리 모두는 로드스터부터 테슬라X/S/3, 그리고, 테슬라Y와 사이버 트럭까지 이 전략이 그대로 이뤄지는 매직을 지난 10년간 두눈으로 목격하지 않았던가
전략은 그런거다. 그냥 입으로 내뱉는 것이 아니라, 실행과, 수정, 그리고 지난한 노력을 통해 전달하는 과정 전체를 의미한다.
그래서 전략은 프로덕트를 만드는데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역으로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
제대로 전략을 짜지 못하면 모든것들이 허물어지고, 실행 과정에선 개싸움이 나며, 결국 이도저도 아닌 개판 오분전 프로덕트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컨설팅에서 이야기하는 Strategy와 테크의 프로덕트 Strategy가 명확하게 다른점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컨설팅의 Strategy는 결코 “Roadmap/Execution”을 담보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쩜 더 객관적이고 그래서 어쩜더 개뿔에도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테크 회사에서 프로덕트 전략을 위해 컨설팅을 쓰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Product Strategy는 우리가 가야할 방향성 (미션 비전), 그리고 그걸 위해서 고려해야할 우선순위들 (Strategy), 그리고 그 전략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방법 (Roadmap/Execution)까지를 포괄하는 전체 판을 짜는 그림이기 때문이며, 거기에는 어떻게 해서든 프로덕트로 세상에 내놓겠다는 “실행"에의 결의까지 포함된다.
그래서 프로덕트 전략은 고통스럽고, 길고 지난한 작업이다. 노답 개피곤하지.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프로덕트의 전략”
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이만 총총
오늘도 사랑을 담아,
E양 드림
너무 공감가고 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레터입니다. 혹시 실리콘밸리에서 프로덕트 전략 짜서 버짓승인 받을때, 기대효과에 대한 비용을 어떻게 짜는지 모델링기법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도 궁금합니다~! 저는 커머스라 프로덕트짤때 UV 기반으로 얼마만큼의 광고효과 대비 매출향상 이런걸로만 전략짜는데 그것말고 딴 건 없나 고민할때가 많아서요.